[Hello] Singapore & 99.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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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igrate to Singapore & Get a Job
블로그에 쓰고픈 글뭉치들이 한아름 쌓여있지만(모두 개발 관련), 오늘은 2020년의 첫글로 싱가포르에 들어와서, 1) 어떻게 잡을 구하였고 , 2) 현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를 써보려한다.
(왜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왜 멀쩡히 잘 다니던 좋은 회사를 때려치우고 밖으로 나왔는지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써보겠다)
1. 어떻게 잡을 구하였나
2019년 12월에 NHN 퇴사를 하고서 2020년 1월 싱가포르 입국을 하였다. 여러 인터뷰 끝에 최종 잡오퍼에 싸인을 한 것은 2월 중순이었으나, 5월 11일에서야 실제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계약서 싸인까지의 History
나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잡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 싱가포르에 오기전, 2019년 12월 중순경부터, 레주메를 뿌리기 시작하였다. (레주메를 충실히 쓰는 방법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소스들이 있으니 알아서 참고하시라)
주로, LinkedIn 과 Glassdoor, Indeed 플랫폼을 이용하여 내가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정리하고, 이들에게 레주메를 뿌렸다. 이제와서 배운 경험이지만, 레주메는 해당 HR 담당자 이메일로 바로 쏘는 것이 제일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다. (현재 회사에서는 HR이 먼저 연락이 온 케이스이긴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경력 이직” 경험이 전무하였기 때문에,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는 우선순위상 낮은 회사들의 인터뷰를 먼저 보고나서 경험을 쌓은 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예를 들어, Grab, Gojek 등의 알만한 사람들은 많이 아는 회사들은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지원하였다. - 나는 위와 같이 씨앗들을 뿌리고 난 뒤, 싹이 돋아나는 상황을 대비해 충실히 공부하였다.
NHN에서 모바일 플랫폼 개발자로 일해온 탓에, Android UI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했다. 그래서 레주메를 뿌림과 동시에, 해당 회사들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술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테스트앱들을 무수히 양산해보면서 UI 감각을 키웠다. 이러한 경험들은 서류 통과 이후의 “Home Assignment”, “Tech. Interview” 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 HR 인터뷰나, 기술 인터뷰 등 차후에 있을 인터뷰를 대비하여 면접용 스크립트를 작성한다.
우리네 개발자(뿐만아니라 모든 취준생)들이 해외 취업에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영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현재도 회의를 하면 혼자 어벙벙하곤한다. 이를 위해서 인터뷰 스크립트를 적고, 혼자서 시뮬레이션도 해가며 스크립트를 달달 외웠다.
물론 “회사별”로 스크립트를 따로 따로 준비해야함은 필수이다. “나”라는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기에 큰 맥락은 비슷하겠으나, 각 회사의 포지션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므로(JD, Job Description 참조) 다 다르게 써야만한다. - 기술면접 준비를 위해 LeetCode, codility 등의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여 문제풀이를 하였다.
중간 난이도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되, 가끔은 어려움과 쉬운 문제들도 풀어보자. 솔직히, 이러한 알고리즘 풀이 능력이 실제 업무에 미치는 영향도는 “적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특정 알고리즘 지식을 모르는 사람”(알고리즘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과 알고리즘 자체를 모르는 것은 완전 다른 개념이다)을 뽑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절차가 들어간다고 이해하고 열심히 풀었다. - 인터뷰에 최선을 다한다.
- 최종 합격 통보를 받으면, HR과 세부 사항을 조율한다. (연봉이라든가, 연봉이라든가, 연봉이라든가)
써놓고 보니, 뭐 별건 없는 것 같지만, 저 기간들에는 걱정과 한숨, 떨림과 열등감이 폭발할 시기였다.
그래도 열등감을 자양삼아서라도 매일 매일 발전하는데 의의를 두고서 살아온 것 같다.
싱가포르 회사들의 채용 절차
한국에 비해 싱가포르 회사들의 채용절차는 조금 더 많다고 느껴졌다.
주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진행이 되는데, 회사마다 가/감이 있을 수 있으니 단순 참고만 하자.
- 레주메 보내기/인재풀 등록
- 본인의 레주메를 HR 담당자에게 보내거나, LinkedIn의 구인글을 보고 지원을 한다.
- 혹은 큰 기업같은 경우에는 별도의 “인재풀”을 관리하고 있으니 인재풀에 등록을 해놓으면 연락이 올 수도 있다. 다만, 수천 수만명이 인재풀을 등록하리라는 예상을 쉽게할 수 있듯이, 내 차례는 영원이 안올 수도 있다. 그리니, HR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도록 하자.
- HR Phone Call(HR 인터뷰)
- 보통은 캐주얼한 질문을 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왜 잘나가던 회사 놔두고 싱가포르로 오게 되었니?”, “너 레주메에서 이러이러하던데, 조금 더 설명해봐”, “전 직장에선 얼마받았고, 원하는 샐러리가 얼마야?”
- Online Pre-test
- 도메인 지식(나는 Android 포지션이어서, Android Lifecycle, Components 등의 문제)과 Software Development 전반의 문제들(Array vs List, DFS/BFS 등의 일반 알고리즘 문제 포함)을 주어진 시간(1시간 내외)에 온라인 상에서 풀어야한다.
- 캠을 켠 상태로 진행을 하며, 문제가 주어진 화면밖으로 시선이 오래 머무르게 되면, 자동으로 리포트가 된다.(부정행위 방지)
- Home Assignment
- 특정 과제를 내어주고, 그것을 주어진 시일내에 완수하여 전달해야한다. 각 회사마다 문제가 다른데, 예를 들어, 특정 API 들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받아와서, A라는 컴포넌트를 써서 화면에 그리되, 어떠어떠하게 그려라 라는 지침이 내려온다.
- 회사마다, 포지션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다르니, 처음 “레주메”를 보내어 지원할 때 부터, JD를 꼼꼼히 읽어놓자. Glassdoor/구글링 등을 통해서 기존 기출 문제 경향 등을 알 수도 있으니 꼭 찾아보자.
- Tech Interview1
- 지원하려는 팀의 시니어급과 인터뷰를 한다. 1on1 이 될 수도 있고, 일대다가 될 수도 있다. 비교적 기초적인 질문들과 알고리즘 일반 문제들이 나오니, 기초를 탄탄히 하자.
- Leetcode, codility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
- Tech Interview2
- 리드급이거나, 그 이상의 CTO, Tech VP 등이 참가하는 인터뷰이다. 포지션마다 해당 인터뷰 프로세스가 없을 수도 있다.
- 도메인 특정 지식을 묻기도 하지만, Software Development Process/Methodology 를 묻기도 하였다. 개발에 있어 “설계”의 관점을 묻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 Cultural Interview
- 여기까지 왔으면, 합격과 아주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 다른 개발 직군이나 디자인 직군, 매니저 직군 등과 인터뷰를 하며, “개발”외에 정말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동료인가”를 인터뷰한다.
- 본인이 써왔던 레주메를 꼼꼼히보고, 어떤 질문들이 들어올지 예상하고 예상 답ㅇ을 적어보자.
지난한 채용 절차들을 통해서, 나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비단 해외취업 뿐만 아니라, 국내취업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잘 알아야, HR Phone call이나 Cultural Interview 등을 포함한, 대인 인터뷰에서 자신감있게 자신을 어필 할 수 있다.
내가 해왔던 일들과, 나의 강점/약점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고, 내일은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습관이 이로 인해 생긴 것 같다.
2. 지금은 어떻게 살고있나
2월 28일 계약서 싸인을 하고나서 온 세상이 Covid-19로 들썩였다. 그로 인해, “Work Permit” 즉, 일을 할 수 있는 허가가 계속 연기되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외국인의 입국을 막음으로써, 신규 외국인 노동자들의 WP(EP, SP, 기타 등등)를 막았기 때문이다.
당초 3월 중순이면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우리는 예상했으나, 장장 2달 반이 지나 5월 중순이 되어서야 일을 시작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계약서에 싸인을 한 회사는 99.co 라는 회사이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의 직방과 같은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Property Technology Company 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반둥에 오피스가 각각 있고, 직원수는 200명가량 된다고 한다.
싱가포르에는 본사가 있고, 60명 내외의 직원이 상주해있다.
물론 Covid-19로 인해 모두가 WFH(Work from Home)을 하는터라, 그 흔한 입사 파티 하나 없이 Google Meet을 통해 화상으로 팀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Lead Android Developer로서, 여기에서 일한지 오늘로 약 3주가 되었다.
그동안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짧게나마 정리해보고 싶다.
충격(?) 받은 것은 크게 아래와 같다.
- 영어
- Agile
- 소스코드
하나하나씩 썰을 풀어보자. (물론 겨우 3주치의 회고록인 터라, 좁은 시야가 반영될 수 있다)
1. 영어
영어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큰 골칫거리일터이다.
하지만 여기 싱가포르에 와서 좌절한 점은, (아직은 싱가포르에 갓 입국한 한국인 관점에서) 그놈의 “싱글리쉬” 는 당최 들리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접한다. 그리고 개발자들에게는 그나마 “인도식 영어” 발음이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99닷코에 입사해보니 여간 싱글리시가 거슬리는게 아니다. 아니 거슬린다기보다는 아예 안들린다.
우리팀은 싱가포리언보다 외국인의 비율이 높다.
한국인인 나를 포함해, 폴란드, 대만, 스리랑카, 프랑스 등등 해외 출신 개발자들이 많은데, 문제는 디자이너나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뭐라고 하는지 아예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잦다.
물론 영어(싱글리시를 제외한)가 100%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단어들로 컨텍스트를 유추 할 수 있는데, 싱글리시의 경우에는 마치 “중국어”를 듣는 것 같아서 머리가 핑핑돈다.
아직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고 미래엔 차차 나아지겠지만, 내겐 가장 큰 문제거리이다.
2. Agile
프로젝트 드리븐을 할 때, Agile을 사용한다.
한국에서도 JIRA, Slack, Zendesk 등을 이용해서 이슈 관리를 하고, Agile을 사용하는 회사가 많다고 들었지만, 내게는 이 모든 것이 낮설었다.
애자일 방식의 프로젝트 개발 방법은 예전 카카오페이지에서 일할 때 잠시 겪어봤지만, 사용하는 툴이나 세세한 방법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현재 나는 Pikachu 팀이다. 부동산을 탐색하려는 일반 유저를 포커싱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팀이다.
여기에는 백엔드, 안드로이드, iOS, 웹 프론트엔드, 디자이너, PM 등 열댓명이 있다.
바로 옆팀은 Diglett 팀인데, 부동산 관련 글을 업로드하는 Agent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만든다.
여기에도 역시 백엔드, 안드로이드, iOS, 웹 프론트엔드, 디자이너, PM 등 열댓명이 있다.
나는 Pikachu 팀이긴 하지만, 전체 Android 개발 리드로서 Diglett팀의 안드로이드 개발자들도 이끌어야한다.
NHN 에서 일할 때는, 내가 속한 팀, 즉 개발팀안에서 Android 파트를 맡아서 개발을 하였지만
여기서는 “서비스”별로 팀이 나누어졌기 때문에 Pikachu 의 PM의 오더를 받는 입장이면서도, Diglett 팀의 PM 과도 의사소통을 해야하고,
Diglett 팀의 안드로이드/모바일 개발자들의 task 관리도 해주어야한다.
역시 팀장의 자리는 아무나 맡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나날들이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힘들지만, 매일 발전하는 나날들이 너무나 즐겁다.
3. 소스 코드
입사 첫날부터 바로 소스코드를 까서 들여다보았는데 생각보다 트렌디해서 놀랐다.
Java 베이스 코드에서 Kotlin 비율이 과반을 넘은 것도 나름 신선하였고, 그것이 4년전 코드를 베이스로 하고 있음에도 놀랐다.
하지만, 반면 RxJava1을 사용하고 있는 구시대적인 코드들에도 놀랐고, 모든 것을 Observable로 도배해놓은 코드들에 뜨악하였다.
테스트 코드가 전무함에도 놀랐다. CI 툴로 Travis를 사용하고 있던데, 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놀랐다.
종합하자면, “겉보기엔 멋지나 속은 비효율적이고, 구시대적이다” 라고 폄하아닌 폄하를 해보겠다.
(전임자님 쏘리, 다른 코드들은 너무 멋져요 짱짱맨. (한글로 블로그를 적었으니, 설마 찾아보진 못하겠지))
(물론 내가 짠 코드들을 이를 갈며 고치고 있을 나의 후임자에게도 죄송함을 전하고 싶다.)
물론 그만큼 내가 해야 할, 그리고 하고싶은 일들이 널려있다는데 감사하다.
앞으로 내가 이 회사에서 이룩하고 싶은 기술적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 Automatic Testing
- CI/CD pipeline
- Github Branch Strategy
- Preemptive Research
- Tech. Blog
- Internal Tech Seminar.
- Refactoring a way of Life
모두 이룩하는 날까지, 아자아자 파이팅
글을 마치며
솔직히 말해서, 생각보다 해외 취업은 힘들지 않았다.
국내 취업 어려움이 난이도 100이라면, 해외취업은 120정도 되려나? 해외취업에 대한 두려움이 300, 400 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교적 수월했다고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내가 왜 해외 취업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유 찾기와, 내가 그 시장에서 내국인들과 비교하여 어필 할 수 있는 점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한다.
쓰면 쓸 수록, 꼰대의 훈계조의 글이 되는 것 같으니, 이만 글을 마무리하자.
내가 좋아하는 “유투버 빨간모자 썜”이 해주셨던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변화와 성장은 언제나 우리의 한계점에서 이뤄진다.